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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212]새정부의 개혁과제
첨부파일 : 참여연대1.hwp (2003-03-12 15:36:30, 번호: 23, 조회: 4824)
참여연대와 한겨레신문사 주최로 열린 분야별 새정부 개혁과제 중 사회복지분야 개혁과제 관련 토론문입니다.


차기정부 개혁과제 - 보건복지분야

·토론자 : 김 홍 신
·주 최 : 참여연대/한겨레신문사
·일 시 : 2003. 2. 4(화) 10:00
·장 소 : 세종문화회관 컨퍼런스 홀


<복지분야>

0. 우리나라 사회복지는 어디까지 왔는가? 그리고 어디에 있는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차기정부의 사회복지 국정과제로 「참여복지와 삶의 질 향상」, 「국민통합과 양성 평등사회구현」을 선정하였다.
향후 5년간 정부의 사회복지정책 넓게는 사회정책의 핵심 전략이 될 ‘참여복지’ 개념을 놓고 사회복지계 전체가 떠들썩하다.
미래의 개혁과제 논의는 개념 해석에 매몰되는 것보다 현재 우리의 위치를 점검하고, 평가하는 작업에서 출발하여야 한다.
사회복지분야의 개혁과제를 이야기하기 앞서, 우리나라 사회복지의 현재 위치가 어디에 있는지 점검해 보고, 그 토대 위에서 차기 정부의 개혁과제를 논하고자 한다.
우리나라는 5공화국 때부터 복지국가 건설을 주창했으나, 사회복지정책 수준은 정권합리화의 수단이었거나 시혜적 정책이어서 극히 잔여적이고 불완전한 사회복지 체계를 갖고 있었다. 문민정부 이후 생산적 복지의 슬로건을 내세우며 복지제도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으나 실체적인 변화는 미흡했다. IMF 구제금융 체계와 더불어 등장한 김대중 정부 때에 비로소 국가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특히 사회안전망 체계 구축이라는 사회복지 정책은 절대절명의 절실한 과제가 되었다. IMF 구제금융 관리 체계는 경제성장이라는 목표에만 주력해온 한국의 경제사회체계를 다시 되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실업율 2~3% 라는, 완전고용에 가까웠던 경제체제가 하루 아침에 7%~9%의 고실업 국가로 전락하였고, 하루하루 노숙자가 길거리에 가득하고 빈곤층이 급증했던, 1997년 겨울은 그 어느때 보다 사회복지정책의 중요성을 절실히 느끼게 했고, 가장 민감한 정책분야가 되었다.
5년이 지난 지금, 사회복지의 횡축을 형성하고 있는 사회보험 측면에서 보자면 고용보험, 산재보험, 국민연금, 건강보험의 수급 대상자 확대, 급여수준 조정 등 많은 발전이 있었고, 공적부조 역시 생활보호제도에서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로 대체되어 정책적 발전이 있었다.
우리나라 사회복지는 사회보험, 공적부조, 사회복지서비스라는 형식적인 틀이 마련된 상태이다. 또한 정부예산의 5% 내외였던 보건복지부예산 역시 2003년에는 정부 예산의 7.5%로 급증했다. 짧은 시기에 이루어진 사회복지 분야의 급팽창은 동시에 우리에게 여러 가지 교훈과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대략 5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소득파악의 과제
둘째, 사회보험의 재정위기를 극복해야 하는 과제
셋째, 자활력과 보장성을 높이기 위한 공적부조 개선의 과제
넷째, 인구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해야 하는 사회복지 정책 과제
다섯째, 사회복지 행정전달체계의 과제

1. 무엇보다도 소득파악이 중요하다 - 사회보장청 신설, 자영자소득파악위원회 재구성

사회복지정책은 다양한 사회계층의 연대의식이 그 밑거름이며, 그 밑거름의 원천에는 투명한 소득파악과 사회구성원의 합의와 신뢰가 있어야 한다. 김대중 정부는 다양한 이해 당사자와 충분한 사전 합의를 거치지 않고, 인프라(소득파악 제고, 전달체계 구축, 인적 자원 확보 등)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상태에서 복지정책을 시행하여 혼선을 거듭했다. 무엇보다도 복지정책을 합리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우선 과제는 소득파악이다. 사회보험의 경우 소득파악이 부실하여 보험료 부담이 형평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이해당사자 간 상호불신만 커지고 있다.
대안으로 보험료 징수기능을 국세청으로 이관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국세청 이관의 주된 이유는 국세청이 과세자료를 확보하는데 용이하며 소득파악에 전념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세청이 보유하고 있는 과세자료는 (건강보험)지역가입자의 약 30% 수준에 불과하다(나머지 70% 가입자의 과세자료는 새롭게 파악해야한다). 국세청의 소득파악 능력에도 한계가 있다. 한 예로, 의료기관 소득파악의 핵심자료인 공단진료비 자료조차 활용하지 않고 있다. 공단에서도 국세청 과세자료가 부실하여 별도의 소득파악에 애를 먹고 있다. 이러한 국세청 소득파악의 한계는 쉽게 해결될 것 같지 않다. 소득파악을 위해 제시하고자 하는 대안은 4대보험 제도를 통합관리하는 ‘사회보장청’ 신설이다. 현재의 분산된 소득파악노력이 사회보장청에 집중될 것이며, 개별 공단의 소득파악 자료를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다. 자격관리의 일원화가 이루어지면 비정규직 등 사회보험 배제층과 사각지대를 최소화 할 수 있고 관리운영 효율성도 높아질 것이다. 그 사전 단계로 현재 추진중인 4대보험 전산망 통합을 적극 활용해 징수 및 관리의 효율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
이와는 별도로 ‘자영자소득파악위원회’를 재구성해 자영자 소득파악을 위한 별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신문 보도에 따르면 최근 대통령직 인수위에서도 자영자 소득파악을 위한 독자기구 구성을 약속한 바 있다. 현 정부 들어 자영자소득파악위원회가 구성되었으나 별 소득없이 해산되었다. 소득파악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식과 노력없이 형식적으로 일관했기 때문이다. 현 정부에서 추진했던 자영자소득파악위원회 활동의 냉정한 평가가 선행되어야 실속있는 운영이 가능할 것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건강보험재정과 국민연금 재정안정에 가장 큰 문제가 자영자소득파악이다. 선진국처럼 투명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자영자소득파악에 나서야 한다. 특히 전문직종사자들의 소득파악에 우선 순위를 두어야 한다.

2. 사회보험 재정 위기 극복해야 한다.

① 건강보험재정안정화 - '국민건강증진 특별회계'를 만들어야 한다
건강보험 재정건전화는 차기 정부의 가장 중요한 과제이다. 재정건전화를 위해서는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공공의료 확대와 예방진료의 강화가 그것이다.
보건의료체계는 민간과 공공이 상호협력 속에 적절히 조화되어야만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공공의료가 부실하여 민간의료와 적절한 경쟁과 협력관계를 이루지 못 하고 있는 실정이다. 공공의료를 확충해 민간의료와 적절한 역할분담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한편 우리나라 의료체계는 예방보다는 치료에 중점을 두고 있어 질병이 발생한 후에 병원에 가는 체계이다. 이런 구조하에서 국민의료비는 해마다 상승할 수밖에 없고 건강보험재정을 아무리 튼튼히 해도 상승하는 의료비를 따라잡을 수 없다. 예방진료와 주요질병의 관리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의료체계를 개선하면 장기적으로 진료비를 감소시켜 건강보험 재정을 안정구조로 전환시킬 수 있다.
문제는 재원이다. 수익자부담과 원인자부담의 원칙에 따라 보건·의료·건강과 관련된 모든 산업에서 재원을 확보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보건의료산업으로는 제약회사, 의료기기 및 소모품, 의료기관 등이 있고, 건강관련산업으로는 건강을 해치는 담배·술·유류 등이 있다. 또 거기서 파생된 호화향락술집인 단란주점, 비즈니스클럽, 룸쌀롱 등이 있으며, 순수 건강관련상품인 고가의 건강(기능)식품, 회원제 헬스클럽, 호텔 사우나, 골프장 등이 있다. 이처럼 일부 부유층들이 이용하는 대상에 부담금을 부과하면 소득재분배 기능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조성된 광범위하고 대규모적인 재원은 현재의 국민건강증진기금을 발전시킨 ‘국민건강증진 특별회계’로 관리해야 한다.

② 건강보험 재정통합 해야한다.
건강보험 재정통합은 조합론과 통합론의 사회적 갈등을 종결하고 건강보험 적용확대를 이루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나아가 관리운영의 효율성 향상과 민원서비스의 개선을 가져올 수 있다. 이는 수년간 여·야와 학계, 시민단체, 언론 등 범국민적인 투명한 논의 과정을 통해 합의된 정책이기도 하다. 그 중요성 때문에 오랜 기간을 두고 관리운영을 우선 통합하는 등의 단계도 충분히 밟았다. 따라서 더 이상 재정통합을 미룰 이유가 없다.
재정통합을 반대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자영자 소득파악율이 낮다는 것과 단일보험료 부과방안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모두 이유가 안 된다.
우선, 자영업자소득파악은 통합에 장애가 안 되는 것은 두 가지 이유에서다. 첫째, 자영자소득파악율 30%는 실제 지역가입자 소득파악율과는 다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지역가입자 중 30%만 보험료를 제대로 내고 나머지 70%는 모두 보험료를 속여서 내고 있는 것처럼 오해하고 있다. 그러나, 자영자소득파악률 30%는 단지 국세청에 과세자료를 신고하는 자영업자만을 의미한다. 과세자료가 없는 지역가입자에 대해서는 소득외에 재산, 자동차 등을 반영하여 보험료를 부과하고 있다. 한편, 직장가입자의 소득파악이 100%이며 유리알 지갑이라는 것은 월급에만 해당하는 것이지 재산이나 금융소득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직장가입자가 지역가입자보다 불리하다고 말할 근거는 없다. 둘째, 부과체계를 달리해 운영하기 때문이다. 통합 이후 보험료 부과방식은 지역과 직장을 달리해서 부과한다. 지역은 소득 외에 재산, 자동차 등에 병행해 부과하지만, 직장은 소득에만 부과한다. 따라서, 분리의 주요한 논거인 ‘통합하면 자영자소득파악율이 낮아 직장인이 손해본다’는 것은 잘못된 주장이며 이 때문에 통합을 못할 이유가 없다.
단일보험료 부과방안도 문제가 안 된다. 물론 단일 보험료부과는 가장 이상적이다. 그러나 수 차례 단일 보험료 부과체계 개발을 위해 연구용역을 실시했지만 만들지 못했다. 이는 지역/직장가입자의 소득원이 다르기 때문이다. 직장가입자의 주소득원은 근로소득이지만 지역가입자들의 소득원은 천차만별이다. 지역/직장간 소득원이 다른데 단일 보험료부과체계를 고집하며 같은 소득원에 보험료를 부과해야 한다고 고집할 이유가 없다. 소득원이 다른데 단일 보험료 부과체계에 의해 보험료를 부과하는 것은 또 다른 형평성 시비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③국민연금 재정안정 - ‘저부담-고급여’체계 개선, 고소득자 급여수준 인하
연금제도의 문제가 기금고갈 그 자체에도 있지만, 이로 인한 국민불신이 더 큰 문제다. 기금고갈의 원인은 ‘저부담-고급여’라는 부담과 급여 사이의 불균형에 있다.
지난 1999년 급여수준의 인하가 있었지만, 현 수준에서도 2047년 이후에 기금이 고갈 될 것이라고 공식적인 발표가 있었다. 다시금 ‘저부담-고급여’ 체계를 ‘적정부담-적정급여’로 조정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내년부터 5년마다 ‘재정재계산제도’를 통해 재정상황을 점검하고 보험료 또는 급여수준을 조정하게 된다. 다소 조정에 어려움이 있겠지만 차기정부는 합리적 여론수렴과정을 통해 재정안정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현행 연금 보험급여는 고소득자나 저소득자 모두에게 높은 급여를 약속하고 있다. 저소득층은 연금을 제대로 받더라도 급여액이 작아 소득보장에 어려움이 있다. 반면에 고소득층은 국민연금 이외에 별도의 노후소득보장 방안을 마련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급여수준을 인하함에 있어 고소득층에게 적당한 수익률을 보장하는 범위 내에서 고소득층 위주로 급여수준을 인하해야 한다.
최근 국제기구들이 연금 재정과 관련하여 다층제도로 개혁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다층제도는 연금재정을 분산관리하여 연금재정 고갈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구체적으로 연금재정상황이 드러나는 재정재계산제도와 함께 검토되어야 한다.

④ 명실상부한 전국민연금제도의 확립
1999년 4월 도시자영업자까지 국민연금을 확대하면서 전국민연금시대가 열렸다. 국민의 노후소득보장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그러나 가입만 하고 보험료를 안내는 납부예외자가 지역가입자의 43.2%(429만명)를 넘어 섰다. 이들 중 상당수가 가입만하고 보험료는 한푼도 안낸 전액미납자다. 소득미신고자도 72만3천명으로 총가입자의 4.4%(2001년 12월기준)에 이른다.
국민연금제도가 성숙하여 본격적인 연금수급이 이루어지면 보험료를 제대로 납부하지 않은 가입자들은 연금 수급권을 확보할 수 없다. 노후 소득보장의 사각지대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또한 소득신고는 하였으나 실제로 보험료를 체납하고 있는 경우도 문제다. 현재의 보험료 납부율은 약 80% 수준이다. 즉 총 가입자 1,627만 8천명 중에 납부예외자 및 미신고자가 약 500만명 임을 감안하면 실제로 보험료를 내고 있는 가입자는 901만(1127만명의 80%)명에 불과하다.
납부예외자, 전액미납자, 소득 미신고자를 줄이지 않고서는 반쪽자리 연금이라는 비난을 면할 수 없다. 이를 줄여 명실상부한 전국민연금제도를 확립하는 것은 차기정부의 중요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3. 공적부조의 개선이 필요하다

① 자활정책의 정확한 목적이 무엇인가? 목적, 목표, 구체적인 실천 매뉴얼이 필요합니다.
김대중 정부의 국정지표 중 하나가 생산적 복지였다.
‘생산적 복지’는 일할 수 있는 국민에게 일할 수 있도록 해서, 복지가 소비나 시혜가 아닌 또 다른 생산을 창출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한다. 이 구상은 이론적으로 상당히 이상적이나 현실적인 장벽이 많다. 이 장벽들을 체계적으로 제거하는 것이 차기정부의 과제이다.
‘생산적 복지’의 핵심정책인 자활사업을 예로 들어보자. 기초법 수급자는 2002년 6월 현재, 약 140만명이고, 이 중 근로능력이 있는 수급자는 약 30만명 수준이다. 그 중 정부의 자활사업 프로그램을 받고 있는 대상자는 약 13% 수준인 4만명 뿐이다. 이 4만명은 법리적으로 자활사업에 참여해야만 하는 조건부과대상자임에도 이들 중 약 70%인 2만8천명만이 자활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참여하고 있다하더라도 이들의 60~70%는 취로사업 등 단순 노동에 투입되고 있다.
이러한 자활사업 관련 통계치는 자활사업 효과성에 대해 의문점을 제기하게 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복지부와 노동부는 근로유인책을 강구하고, 자활대상자에 적합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생업자금 융자 활성화를 위한 이자율을 인하하는 등 다각적인 정책을 모색하고 있다. 이 이외에도 근로능력자의 노동부(혹은 복지부)로의 관리 체계 일원화, 직업훈련 강화, 제3의 노동시장 계발, 재원확보를 위한 사회금고(안) 창설 등이 제안되고 있다.
자활사업 관련해서 차기 정부의 중요한 과제는 쏟아져 나오는 정책들의 현실성과 타당성을 점검하고, 각 정책들을 조정하고, 정책간 시행시기를 조정하는 작업을 통해 총체적인 마스터플랜을 마련해야 하는 것이다. 더불어 중요한 것은 자활사업의 목적과 목표가 무엇인지 정확히 해야 하고, 사회적으로 합의해야 한다. 자활사업 목적과 관련해서 예를 들어보자. 자활사업의 목적이 무엇인가? 생계비 받은 대신 조건을 이행하는 것이 주 목적인가? 아니면 근로능력자 30만명에 대한 노동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갖도록 능력개발과 고용 촉진이 주 목적인가? 이러한 논의에서부터 자활사업의 명징한 목적을 제시해야 한다. 이 목적이 무엇인가에 따라 자활사업의 주 대상자도 결정될 수 있고, 구체적인 목표가 제시될 수 있다. 각 목표에 따라 구체적인 사업 매뉴얼이 작성되어야 한다.

②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제도적 손질이 필요하다.
자활사업 이외에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제도적 손질이 필요하다.
먼저 세트 메뉴로 제공되는 전부 아니면 전무(all or nothing)의 급여시스템을 조정해야 한다. 세트 메뉴식 급여체계는 예산 확보의 부담 때문에 급여가 필요한 대상층 확보를 위축하게 할 수 있고, 효율성의 문제가 발생될 수 있다.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가장 기초적인 기준선이 되는 부양의무자 기준, 최저생계비, 소득인정액, 소득공제률의 합리적 조정, 조정과정에서의 민주적 의사결정 과정, 투명한 공개 과정 등이 보완되어야 한다. 공정성과 민주성을 확보하기 위해 기초법에 최저생활보장위원들이 이 기준선을 결정하도록 명시되어 있다. 그러나 작년 재산과 소득기준이 소득인정액으로 대체될 때 소득인정액의 중요성에 비해 얼마나 적합하게 선정되었는지? 공정했는지? 민주적 의사수렴이 있었는지? 평가작업이 부족했었다. 수급자 선정과 급여 기준이 되는 제도의 기준선에 대한 점검과 평가작업이 필요하다.
수급자에게 가장 민감한 의료급여 체계의 보완이 필요하다. 의료수가 인상등으로 급격히 증가한 의료급여비용 때문에 작년부터 남수진이나 남용 문제에 초점을 맞추어 정책이 진행되고 있다. 그 또한 필요한 부분이긴 하나, 의료급여는 기본적인 생존을 보장하는 급여이기에 급여의 포괄성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고, 무엇보다도 관리의 측면에서 점검이 필요하다. 예산의 효율적 운영, 수급자의 의료급여 이용의 질적 제고를 위해 시군구 단위에 수급자의 건강차트 디베이스 구축, 수급자의 상시적 건강 체크 인력 배치, 지역 거점 의료급여 병원 운영, 고가 병상을 대체하는 지역 요양쉼터 설치등 다양한 측면에서 의료급여 전달체계 및 관리 측면을 효율화할 필요가 있다.
다음은 주거급여 관련 사항이다. 현재 복지부는 집수리도우미단 활성화를 통해 자활급여와 주거급여를 병행 급여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수급자의 입장에서는 이 정책은 주거공간의 환경개선 차원일 뿐이고(그것도 주택 자가 소유 수급자에 한정한), 수급자의 주거안정성을 확보하는 정책은 아니다. 이와 관련해서 최근 서울시가 주택공사와 함께 추진하고 있는 다세대주택을 사서 임대료 60~70% 수준에서 저소득층이나 틈새층에게 제공하는 사업이 좋은 모델이 될 듯 하다.
서울시의 정책이 타 지자체에도 확대될 수 있도록 건교부, 주택공사, 행정자치부와 협의해서 전국 정책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주거급여를 복지부 독자적 사업으로 가져가는 것은 한계가 있으므로 타부처와 긴밀한 협력관계가 필수적이다.

4. 미래를 준비하는 사회복지정책 -인구변화 추이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사회복지정책

사회적서비스는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인구추이에 대한 비젼과 예견력을 가져야 한다. 특히 우리사회 인구변화의 큰 특징인 고령화사회, 저출산 문제, 이혼률 증가 등은 새로운 사회복지 정책을 요구하고 있다.

① 노인인구 증가에 대비하는 사회복지정책
노인세대가 7% 이상을 육박하는 고령화사회(the aging society)에 진입했다. 특히 그 속도가 매우 빨라서 2020년 경에는 노인인구가 13.2%로 예상되어 12% 이상인 고령사회(the aged society)에 진입할 예정이다. 이는 두가지 사회복지정책 과제를 제시한다.
첫째, 노인인구의 대다수는 사회복지정책의 대상자가 될 것이며 이는 사회적 비용의 지출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둘째, 유효노동력으로서 노인인구의 생산성을 제고하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
첫번째와 관련하여 필연적으로 증가하는 사회적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서 국민연금 및 건강보험 등 사회보험의 변화가 필요하다. 국민연금의 경우 2047년도에 고갈될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있다. 노인인구 증가는 이를 더욱더 가속화시킬 것이다. 고갈의 시점을 연기하거나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국민연금기금 재정확보를 위한 노력을 해야하며 건강보험도 예방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두번째와 관련해서 노인인구의 노동력을 계발하기 위한 노인적합 직종개발, 선택적 연장제, 고용촉진 프로그램과 노인의 정서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여가 프로그램, 재가복지 서비스 등이 강화되어야 한다. 이와 관련해서 작년 10월에 범정부차원에서 ‘노인보건복지종합대책’ 실행계획을 제시한 바 있다. 종합선물 세트 형식의 실행방안은 빈번히 발표되었다. 중요한 것을 이를 실행하고 실행여부를 체크할 수 있는 중심 단위를 확보하고, 이를 실행될 수 있는 예산 확보가 중요하다. 실행단위와 관련해서 노인복지법 제 4조에 규정된 중앙노인복지대책위원회와 노인복지대책실무위원회에서 이 업무를 수행하게 하고, 매해 추진결과를 국회에 보고하고 국회에서는 공청회를 통해 추진결과 여부를 심의하고, 보완될 사안을 제안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 실행방안이 구체화되는 이 구조틀 안에서 예산 확보 역시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② 저출산 시대의 사회복지정책
우리나라는 이제 출산율이 1.42인 저출산국가이자, 65세이상 노령층이 전체인구의 7.3%인 노령화사회이다. 이는 사회적 지출비용은 많아지는 데 이를 충당할 생산력이 감소하여 경제성장에 위협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불과 10년 전에도 인구억제 정책을 펼쳤던 우리나라가 저출산 국가가 된 이유가 무엇인가? 많은 전문가들은 여성의 교육과 경제활동이 증가한데 반해 우리사회 환경이 출산과 취업을 동시에 병행하기 힘든 구조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그렇다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과제는 무엇인가? 단순히 여성정책으로만 해결하기 힘든 문제이다. 이는 노동정책 - 사회보험정책- 여성정책 - 가족정책의 연장선상에서의 정책 기획이 필요하다. 사회보험에서는 육아휴직 강화, 노동정책에서는 대체인력 투입, 고용, 재고용에서의 차별 대우를 받지 않은 기업문화 형성, 여성 및 가족정책에서는 보육사업 강화 등이 필요하다.

③ 가족 중심의 사회복지정책으로의 전환
우리나라의 가족구조와 가정형태가 변화하고 있다. 1인 가구와 1세대 가족이 증가하고 있고, 이혼(2000년도 이혼율 35.9%) 및 재혼가족이 증가하고 한부모(편부모)가구가 증가하고, 맞벌이가구가 증가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사회복지의 가장 큰 틈새가 가족복지 분야이다. 사회의 가장 일차적 준거집단인 가족체계가 견고해야 개인의 행복과 안녕을 극대할 수 있으므로 사회복지서비스의 일차적 초점이 가족이 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사회복지정책은 가족구조와 가정형태 변화에 민감하게 대처하고 있지 못할 뿐만 아니라 이혼, 아동 유기 등 가족이 해체된 이후에야 사회복지정책이 작동하게 된다. 차기정부에서는 이혼, 재혼, 한부모 가족 등 다양한 가족이 사회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강구하는 동시에 건강한 가족이 될 수 있는 가족기능 모형개발 및 보급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 지역사회에서 가족복지 서비스가 개입될 수 있도록 재가복지 일환으로 가족복지 서비스가 활성화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총망라할 수 있는 가정지원법이나 가족복지법 형태의 입법 활동이 필요하리라 판단된다.

5. 정부의 조직개편 및 사회복지 행정전달체계의 과제

사회복지 행정전달체계는 지방정부의 독자적인 기획력과 집행력을 보장하는 체계로 전환되어야 한다. 과거 사회복지 행정전달 체계상 지방정부의 역할은 중앙정부에서 제시한 기준에 맞추어 현물과 현금급여를 제공하면 그만이었다. 그러나 지방자치제의 시행,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시행 등으로 지역의 욕구에 기반한 독자적인 서비스 개발 및 지역자활기관협의체 등 독립적인 집행단위를 요구받게 되었다. 이제 지방정부가 지역에 맞은 사회복지 정책 생산자가 되어야 하고 독자적인 집행단위를 가져야 한다.
최근 복지부가 인수위에 보고한 자료를 보면, 사회복지 전달체계 대안으로 시·군·구와 읍·면·동을 대체한 사회복지사무소를 제안하고 있다. 사회복지사무소는 오랫동안 사회복지전달체계대안으로 논의되었던 사항이지만, 구체적 구상 단계에 들어가면 사회복지사무소의 기능, 설치 지역, 사회복지사무소 인적 구성과 직급체계 등 단시간에 해결하기 힘든 난제들도 있다.
사회복지사무소에 대한 논의를 구체화하는 동시에 단시간에 할 수 있는 방안은 현재 국회에 계류중인 사회복지사업법개정안의 내용인 지역사회협의체 모델을 전국으로 확산시켜 지역중심의 사회복지 정책 생산력과 집행력을 강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지방세 영역을 확대해 지방정부의 복지정책 재원을 보장하는 방안이 같이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이 이외에도 시설 투명화 문제, 종사자 처우 개선의 문제, 장애인의 고용 및 자활정책, 이동권 보장문제, 여성장애인의 혼인·출산·임신·양육을 위한 서비스 계발 정책, 입양문제, 시설 아동의 문제등 차기 정부가 점검해야 할 과제들이 다수 존재한다.

요약하자면, 차기 정부의 사회복지 핵심과제는 사회보험 재정 내실화와 보장수준 질적 제고 실현을 통한 사회보험 내적 체계를 구축하고, 그동안 등한시되었던 사회복지서비스 분야 즉 아동복지, 가정복지, 여성복지, 장애인복지, 노인복지 측면에서 보편적 서비스의 내용 계발에 주력해야 할 것이다. 국민의 정부가 형식적 틀을 만들었다면 빈약한 내용을 내실있게 채워나가는 것이 차기정부의 핵심적 과제가 되어야 할 것이다.



<보건의료분야>

1. 우리나라 보건정책은 어디에 있는가? - 이제는 보건의료에 집중해야 한다

보건의료 분야는 역사적으로 정부정책 우선순위에서 소외되어 왔다. 복지분야는 안정화되어 달리기를 할 수 있는 수준임에 반해, 보건의료분야는 걸음마 수준에 머물고 있다. 취약한 공공의료체계, 예방의료서비스의 미비, 의료전달체계의 붕괴, 건강보험 재정파탄과 의료수가의 과도한 인상, 세계최고의 항생제 내성율, 국내 제약산업의 악화, 기초의료학문의 기피 등 어느 것 하나 제자리를 잡고 있지 못하며 모든 문제가 실타래처럼 얽혀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면, 저 문제가 터지고, 저 문제를 해결하면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하는 식이다. 정책우선 순위조차도 정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 보건의료수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 그래야만 해결의 의지를 가질 수 있다. 이제는 보건의료분야에 집중할 때이다.

2. 보건예산의 절대적 부족현상 ; 예산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재 보건복지부는 2실 3국 체제로 되어 있다. 이 중 보건분야를 담당하는 부서가 보건정책국 4개과와 건강증진국 6개과이다. 여기에 한방정책관실의 2개과를 합치면 총 12개 과가 보건분야를 담당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들 부서에 배정되는 예산은 절대액에 있어 복지분야나 보험분야의 1개과 수준에도 못미친다. 보건복지부 사업비 중 보건의료분야가 차지하는 비율이 2000년 4.5%, 01년 4.3%, 02년 4.7%, 03년 5.3% 수준으로 약간씩 증가한다고 볼 수 있지만 예산규모가 워낙 작기 때문에 근본적인 한계를 벗어날 수는 없다.(표-1 참조)



* 국회사무처 예산정책국, ‘2003년도 예산안분석보고서Ⅴ’.

보건복지부 외청으로 존재하는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예산을 감안한다하더라도(※식품의약품안전청의 예산은 2003년도 예산안에서야 1천46억이 책정되어 올해 비로소 1천억대를 넘어서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예산의 절대액에 있어 빈곤감을 지울 수 없다. 최소한 부처 예산의 15~20% 정도 수준까지 예산편성기조가 바뀌지 않는 이상 보건분야에 있어 뚜렷한 대안이 제출되기는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3. 공공의료체계의 구축

공공의료체계는 공공의료기관에 국한된 말이 아니다. 공공의료기관, 의료전달체계, 기관이 수행하는 역할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공공의료체계을 어떻게 구축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보건의료체계가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현재의 복잡다단한 보건의료체계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선 공공의료체계의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의사파업 사태를 겪으면서 뼈저리게 느낀 것 중 하나가 공공의료의 중요성이다. 의료기관의 80% 이상이 민간의료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에서 국가 긴급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안정적인 공공의료체계의 구축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 대목이다. 실제로 ‘OECD의 권고안’에서도 ‘민간부문과 경쟁·구분되는 역할 수행을 위한 보건소와 공공병원간의 연계체계 유지(권고항 9호)’를 주장하고 있다. 관련하여 공공의료체계 구축방안에 대해 몇 가지 제안한다.

①‘공공의료에관한법률’의 강력한 시행
공공의료체계 구축과 관련하여 사람들은 공공의료체계(특히 의료기관)의 부족에 대해서만 말하지, 현재 있는 자원을 제대로 활용하는 데는 소홀하다.
지난 15대 국회에서는 공공의료자원의 효율적 활용을 위해 ‘공공보건의료에관한법률’를 제정했다. 그러나 2000년 7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이 법은 현재 명목상으로만 존재하는 법이 되어 버렸다. 아무도 관심을 갖고 철저한 시행을 촉구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적 집행력을 가지는 법이 되기 위해 '공공보건의료에관한법률'을 강력히 시행해야 한다.
이 법은 서울대병원을 비롯한 국립대병원, 자치단체 운영병원(지방공사의료원) 등 공적 재원으로 설립된 각종 의료기관을 공공의료기관으로 지정해, 주요 질병관리사업, 공공보건의료에 관한 전문적인 연구 및 검사사업 등 공공보건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하고 있다. 또 서비스 우선 제공대상으로 의료보호환자 등 취약계층, 노인·장애인·정신질환자, 전염병자, 아동과 모성 등을 명시해 소외계층에 대해 우선적으로 진료하도록 하고 있다. 법에 따라 이들 의료기관이 제대로 기능한다면 공공의료강화와 보장성 증대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다.

<'공공보건의료에관한법' 주요골자>

-목적: 양질의 공공보건의료를 효과적으로 제공하여 국민보건의 향상에 이바지함
-공공보건의료기관: 국가·지방자치단체 또는 기타 대통령령이 정하는 공공단체가 설립·운영하는 보건의료기관
-대통령령이 정하는 공공단체: 지방공기업법 제2조제1항 제9호의 규정에 의한 의료사업을 수행하기 위하여 동법제49조 또는 제76조의 규정에 의하여 설립된 지방공사 또는 지방공단, 한국보훈복지공 단법에 의한 한국보훈복지공단, 서울대학교병원설치법에 의한 서울대학교병원, 국립대학교병원설치 법에 의한 국립대학교병원, 한국원자력연구소법에 의한 한국원자력연구소, 정부투자기관관리기본 법에 의한 정부투자기관, 국립암센터법에 의한 국립암센터, 대한적십자사조직법에 의한 대한적십자 사, 국민건강보험법에 의한 국민건강보험공단,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5조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노동부장관의 허가를 받아 설립된 관리기구와 동법 제78조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노동부장관의 지 정을 받은 지정법인
-공공보건의료기관의 사업: 주요 질병관리사업, 공공보건의료에 관한 전문적인 연구 및 검사사업, 보건의료인의 교육훈련사업,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공공보건의료시책의 수립·시행 및 평가지 원사업,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각종 보건의료활동에의 참여 및 지원사업, 민간보건의료기관에 대한 기술지원 및 교육사업, 기타 보건복지부장관이 요청하는 사업.
-보건의료의 우선 제공: 의료보호환자 등 취약계층에 대한 보건의료, 노인·장애인·정신질환자 등 타분야와의 연계가 필수적인 보건의료, 전염병 예방 및 관리, 아동과 모성에 대한 보건의료, 응급 환자의 진료, 민간보건의료기관이 담당하기 어려운 예방보건의료
-공공보건의료계획의 수립 : 공공보건의료기관의 장은 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공공보건의료계획을 5 년마다 수립하고 이를 보건복지부장관에게 제출하여야 함.


②중소병원의 역할 강화와 공공성 부여
현재 있는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해도 공공의료기관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부족한 부분을 메우기 위해 국가 예산으로 공공의료기관을 많이 신축한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서울대병원 등 국립대 병원, 각종 지방공사 의료원 등이 경쟁의 논리에 밀려 공공성을 포기한지 이미 오래이다. 또 이미 민간자원이 넘쳐나고 있는 상황에서 공공의료기관을 신축하는 것은 예산조달의 문제 뿐 아니라 의료공급의 과잉화를 초래해 국가적으로 낭비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과잉공급되거나 보건의료상 꼭 필요하지만 자립능력이 떨어지는 민간의료부분을 공공의료체계로 편입시켜야 한다. 중소병원은 이런 측면에서 공공의료체계의 빈틈을 채워줄 수 있는 유력한 대안 중 하나이다.
중소병원은 의사파업기간 동안에도 의료공백상태를 메워주는 긍정적 역할을 수행하면서 그 중요성에 대해서 새롭게 인식됐다. 중소병원은 각 지역에 산재해 있으며, 의료체계의 허리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경영난에 빠져있는 중소병원에 대하여 합리적인 지원과 유인책을 마련하여 공공성을 강화하고 공공의료체계의 보완책으로써의 활용방안이 모색되어야 한다.(※중소병원에 대한 지원대책은 별도 서술)

③공공의료체계강화를 위한 재원마련
정부가 공공의료를 강화하고자 하여도 구체적인 예산과 재정이 마련되어야 한다. 적절한 지원과 예산이 수반되지 않으면 공공의료강화는 말뿐인 정책에 불과할 따름이다. 재원마련은 정부의 일반회계에도 반영되어야 하지만, 원인자부담의 원칙에 따라 보건·의료·건강과 관련된 모든 산업에서 재원을 확보하는 방법이 고민되어야 한다. 앞서 언급한 ‘국민건강증진 특별회계’를 통해 공공의료체계 구축을 모색했으면 한다.

④ ‘공중보건의사 배치적정성 평가’를 통한 공중보건의사 인력의 효율적 활용방안 마련
공중보건의사는 공공의료체계에 있어 핵심적인 부분이다. 특히 지역의 중소병원의 경우 공중보건의사가 파견되지 않을 경우, 진료과의 유지가 어려울 정도로 공보의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하지만, 무수히 배출되는 공보의 인력이 효율적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볼 수는 없다. 지역 보건소나 지소에 파견된 인력의 경우, 본연의 공중보건활동이나 진료활동에 충실하지 못해 문제로 지적되기도 한다.
먼저 ‘공보의 배치적정성평가’를 통해 공보의 인력이 공중보건인력으로 적절히 활용되고 있는지를 점검하고 그 평가 결과를 다음 배치에 반영하여 보건소나 공공기관, 민간의료기관 등에 파견되어 있는 공보의 인력을 공중보건 활동에 적절히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이와는 별도로 지역보건법을 개정하여 공중보건의사가 지역의 보건계획을 수립하고 조사연구활동을 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정비하는 작업도 병행해야 한다.

4. 중소병원 위상재정립을 통한 의료체계의 개혁

중소병원은 1차 의원급 의료기관과 3차 대형병원의 중간영역을 담당해 왔다. 이런 중소병원이 붕괴되면, 국민 의료비 상승의 직접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현재 우리 의료체계에 있어 간호서비스는 환자의 보호자에게 많이 의존하고 있다. 지역병원에 입원했을 때 보호자가 치르는 간호비용과 비교했을 때, 대도시 대형병원에 입원할 경우 간호 비용은 큰 차이가 난다. 대도시 대형병원에 입원할 경우, 교통비 숙식비 등 직접 의료비 외 환자의 간호에 드는 추가비용이 그만큼 발생한다. 또 간호에 따른 생계의 소홀은 수입의 감소로 이어져 보호자의 2중부담으로 작용한다.
또 중소병원이 제 역할을 하도록 하는 것은 대형병원인 3차 의료기관에도 유리하다. 대형병원은 환자를 장기 입원시키면 경영상 부담으로 작용한다. 환자에게 검사 수술 등 필수적인 서비스는 3일에서 길게는 1주일 정도면 대부분 끝난다. 나머지는 입원가료 서비스이다. 지역 중소병원과 연계하여 환자의 각종기록을 넘겨주고 입원가료 서비스를 담당하도록 하면, 대형병원 중소병원 환자 모두에게 이익이다. 환자로서는 직접적인 의료비용과 간접적인 간호비용까지 추가로 절감할 수 있다.
그리고 앞에서 언급했듯이 중소병원은 공공의료체계의 부족한 한 축을 담당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중요하다.
현재 자기역할을 찾지 못하고 경영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중소병원에게 자기자리를 찾는 속에서 경영개선을 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그것은 지역 거점병원으로서의 역할과 장기요양병원으로서의 역할이 될 것이다. 또 공공의료체계에 편입시켜 일정한 역할을 부여해야 할 것이다.
중소병원을 살리기 위해 여러 가지 논의가 진행 중이다. 그것의 최종결론은 제도적 정비에 있을 것이다. 현재 국회에는 ‘중소병원육성지원법’이 제출되어 심의가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일방적인 지원책으로 일관하고 있어 중소병원의 공공성을 이끌어내기에는 미흡한 측면이 있다. 중소병원 경영실태에 대한 전면적인 검토를 통해 적절한 지원책 마련과 공공성을 강화 방안을 포괄하여 국가공공의료체계의 일환으로 중소병원이 자리매김을 할 수 있도록 법안이 제정되어야 한다.

5. 의약분업의 지속적 추진을 통한 의료시스템의 개혁

보건의료계의 가장 핵심적 사안은 의약분업이었다. 그리고 앞으로도 최소 5~10년 이상 의약분업으로 인한 여파와 문제점을 해결하는 것에 보건의료정책의 방점이 찍힐 수밖에 없다.
의약분업은 반세기 동안 유지되어온 왜곡된 의료문화를 근본적으로 개혁하는 정책이다. 동일 시장 내에서 경쟁관계에 있던 의사와 약사의 관계를 협업의 관계로 재정립하는 사회적·문화적 개혁방안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선 의·약·정·국민 4자의 합의와 양보, 협조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일부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의약분업을 철회하거나 선택분업 등으로의 축소는 더욱 큰 혼란만을 불러올 뿐이다. 이미 많은 정책적, 재정적 투자가 이뤄졌고, 그 성과가 조금씩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차기 정권에서도 현정부가 추진한 의약분업의 공과를 엄밀히 분석하여 의약분업을 안정화할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별 처방전 목록의 공개 등 의약 협력문화를 조성해야 하고, 참조가격제와 대체조제 활성화를 통한 고가약 사용억제, 조제건수 제한제도를 도입하여 동네약국을 활성화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6. 외국계 제약업체의 국내시장 잠식 저지와 국내 제약산업의 육성

향후 우리나라의 보건의료의 위기는 국내 제약산업 붕괴에서 올 것이다. 국내 제약산업을 지키지 못하면 국민보건은 다국적제약사의 손으로 넘어갈 수밖에 없다.
의약분업 이후 건강보험의 약제비 청구현황을 봐도 이런 현상은 쉽게 알 수 있다. 연간 청구액이 100억 이상이 넘는 약품 30개 중 16개 제품이 외국계 제약업체의 제품이고, 이 중 8개 약품은 동일 성분의 국내 제약업체의 약품이 단 한 개도 없는 상태이다. 특히 동일제품군의 국내산 약품이 존재하는 8개 품목도 (동일성분의 제품이 87종이나 있지만) 의사들이 처방하지 않고 외면하고 있어 경쟁력이 떨어진다. 다국적 제약사의 국내제약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1년 18.4%에서 2002년에는 30%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99년 이후 매년 18%가량의 성장세를 보이면서, 1999년 1조1290억원이었던 다국적제약사의 매출액이 2000년에는 18.3% 증가한 1조1795억원으로, 그리고 2001년에는 1조3045억원으로 전년도에 비해 또 18.4% 증가하고 있는 상태이다.
이에 반해 국내 제약산업은 무방비 상태이다. 붕괴직전에 놓여있는 것이다. 국내 제약산업이 붕괴되어 개별약품에 대해 국내 대체약이 없어진다면, 약값의 통제권한은 다국적제약사로 넘어갈 수밖에 없다. 동남아 시장의 사례가 그것을 잘 보여준다.
국내제약산업이 붕괴된다면 시민단체가 강력한 약가 통제수단이라고 주장하는 ‘약가계약제’도 힘을 못쓰게 된다. 약가 계약자는 구매자(건강보험공단)가 구매력으로 약값을 일정수준에서 통제하겠다는 것이지만, 그것도 대체약이 있을 경우에 한해서일 뿐이다. 이미 글루벡은 그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
약가가 적절한 수준에서 통제되지 못할 경우 국민의 건강권은 직접적으로 위협받을 수밖에 없고, 의료비 지출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 때문에 적절한 수준에서 약값을 통제하고, 국민의 건강권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국내 제약시장을 지키는 활성화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참조가격제’의 시행, 약가재평가 등 여러 가지 제도적 보완책과, 대체조제의 전면적 시행을 통한 강력한 약가 통제수단을 마련할 필요성이 있다. 또한 국내 제약산업의 경쟁력향상을 위한 연구·투자 지원, 신약 및 임상시험의 활성화 방안 등 제약산업활성화 방안이 모색되어야 한다.

7. 금세기의 새로운 화두 - 생명윤리법의 시행과 생명윤리의 확보

생명윤리와 관련한 제반 문제는 보건의료분야에 있어 중요시되지 않았던 부분이다. 정부 부처내 역학관계상 (과기부, 산자부에 비해) 상대적으로 보건복지부가 역할이 미흡했던 것에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생명윤리와 관련된 제반 문제는 앞으로 보건의료분야의 핵심적 이슈로 부각될 수밖에 없다. 새로운 산업의 육성, 신약의 개발, 치료기술의 개발 등 보건의료와 관련한 핵심적 사안을 포함하고 있고, 국민의 윤리의식과 생명존중의 가치관과도 밀접히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2002년 국정감사를 전후하여 정부에서 생명윤리법을 준비하고 연내 발의코자 하는 움직임이 있었지만 부처간 이견대립으로 인해 연내 입법은 무산된 상태이다. 불행 중 다행으로 여야의원 88인의 서명으로 의원입법이 발의가 이뤄진 상태이지만, 관련부처 간의 합의가 없다면 법안의 통과는 보장할 수 없다. 현재 국회에는 3개의 입법안과 1개의 입법청원이 제출되어 있다. 이중 1개안(김홍신안)은 복지부안을 중심으로 하고 있고, 2개안(이상희/이원형안)은 과기부안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청원은 생명윤리법캠페인단의 청원내용을 김홍신의원이 소개했다.
생명윤리와 생명윤리법의 제정은 단순한 법제정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문화적인 생명존중의 이념과 마인드(mind)를 형성하는 과정으로써 이해되어야 한다. 정부의 정책도 법안의 성안(成案)을 목표로 한 단기적인 사업계획보다는 사회전반에 걸쳐 인간생명과 관련한 문제의식을 점검하고 가치관과 체계를 재정비하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시기적으로 생명윤리법은 조속히 제정하되, 생명윤리의 논쟁과 이념정립은 장기간 지속되어야 한다. 대리모, 인공수정, 낙태, 장기이식, 뇌사, 혈액관리 등 인간생명과 관련한 제반문제에 대한 점검과 가치형성에 대한 논쟁이 지속되고 새로운 윤리와 가치형성을 목표로 정책이 운영되어야 한다.

8. 한방의료의 육성과 과학화

한방의료는 우리 민족의 고유한 전통의료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분야이다. 한방의료는 향후 국가경쟁력 제고에 있어 세계적 경쟁우위를 확보하고 있는 몇 안되는 분야이다.
보건의료의 관점을 뛰어넘어 국가경제적인 차원에서 한방의료를 육성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현재 정부의 행정력은 한의사제도의 관리와 한약품질관리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한방의료와 관련한 기본법도 없을 정도로 행정력이 뒷받침되고 있지 못하다. 때문에 한방의료를 국가경제의 한 축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법적·제도적 장치 마련에 중점을 두고 정책운용을 해 나가야 한다.

①한방관련 기본법의 마련
보건복지부의 한방관련 정책은 한방의료를 담당하는 한방의료담당관실과 한약관련 정책을 담당하는 한약담당관실의 2원 체제로 과 편성이 되어 있다. 하지만 근거법은 의료법과 약사법에 근거하여 독자적인 행정을 원활히 펼치기에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일단 한방관련체계를 정비할 수 있는 기본법안을 마련하여 원활한 행정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②한방치료기술의 연구개발 활성화 및 상품화
서양의학으로 치료가 불가능한 영역을 한방치료기술을 이용해 극복할 수 있도록 우리 민족 고유의 한방치료기술사업을 육성 발전시켜야 한다. 보건복지부에서는 ‘한방치료기술연구개발사업’ 추진을 위해 98년~2010년간 총 2,087억원의 투자계획을 마련했지만, 2001년까지 4년간 투자실적이 93억원에 불과할 정도로 사업추진력이 떨어지고 있다. 정부차원에서 보다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③수입개방에 대비한 한약규격화·특성화와 한방진료의 표준화와 객관화
현재 중국을 중심으로 한약시장에 대한 전면개방을 요구하고 있고, 조만간 중국산 값싼 한약재가 국내시장을 대부분 잠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저질의 중국산 한약재가 대량 유통될 경우 우리 국민의 건강권은 위협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시장개방에 대비하여 한약재에 대한 규격화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값싼 중국산 약재에 시장경쟁력을 갖는 특성화 약물재배정책을 지원해야 한다. 또한 한방진료를 표준화·객관화시켜 국제경쟁력을 가지는 한방진료시스템 구축 노력이 필요하다.

④ 한약재수급조절제도의 폐지와 대책
한약재수급조절제도 역시 해결하기 어렵지만, 반드시 대안을 마련해야 하는 분야다. 수급조절제도는 국내 한약재배농가를 보호하기 위해 도입되었다. 하지만 WTO체제 하에서는 존재할 수 없다. 실제로 문제가 되는 당사자는 중국인데, 이미 한·중경제협력회의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문제제기가 되고 있다. 국내적으로는 영세농가의 보호라는 명분이 성립되지만, 무역협상에서는 약점으로 작용되는 부분이다. 중국에서는 만일 한약재수급조절제도를 유지한다면 우리나라 핸드폰이나 자동차에 보복관세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문제는 복지부차원에서만 해결될 수 없다. 복지부와 농림부가 공동으로 대책을 마련하고 연구해 나가야 한다. 한약재재배농가에 대한 국가적인 지원을 통해 경쟁력을 가진 한약재를 집중육성하여 질적 비교우위를 바탕으로 가격경쟁력이 우수한 중국산 한약재에 대항해 나가야 한다.
특히 한약재의 규격화작업을 시급히 마무리지어야 할 과제이다. 한약재의 규격화를 통해 유통을 투명하게 관리하고 한의원과 한약국에서 소요되는 한약재에 대한 질관리가 원활히 진행된다면 재배농가의 어려움은 상당부분 해소될 수 있을 것이다.

9. 의료기관서비스평가제 적극 추진과 경영투명성 확보

의료기관서비스평가제는 공급자 중심의 의료시스템에서 수요자중심의 의료로 전환시킨다는 관점의 전환이 배경에 깔려있는 중요한 정책의 하나이다. 법적근거도 마련됐고, 실시의 제반준비가 되어 있지만 정부가 적극적인 시행의지를 보이고 있지 못하다.
시범사업을 통해 이미 충분한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기 때문에 시행에 그다지 어려움이 있지는 않다. 다만 경영이 악화된 중소병원의 경우 서비스평가제가 실시되고 공표되면 상대적인 경쟁력 저하로 이미지훼손 우려가 있다는 점과 병원협회가 표준화심사에 대한 집착으로 정부의 서비스평가제 시행에 반감을 가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관련하여 병원의 경영투명성 확보도 적극 추진해야할 과제 중 하나이다. 법적 근거는 마련되었고,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정비하여 실행하는 과제만 남았다. 건강보험수가체계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만큼,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실현의지가 중요하다.

10. 보건의료기술진흥사업의 전면적 재검토

보건의료진흥개발사업으로 2002년까지 4,842개 과제/3,606억원이 지원됐다. 이 중 종료과제는 1,679개 과제인데, 종료된 과제를 기준으로 제품화현황을 보면 29개 과제에 불과하다. 단순계산으로 제품화비율이 1.73%에 불과하다. 이 사업이 이익을 창출하려는 자본투자가 아니라 하더라도 투자대비 결과물이 너무 미미하다. 제품화 1.73%라는 결과는 보건의료진흥사업 운영과정 전반의 안이함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운영과정상의 허술함과 방만함에 대해서는 엄중한 평가와 반성이 필요하다. 연구과제에 대한 적극정인 상품화·시장화를 통해 시장에서 얻는 이익 중 일정 부분을 국고로 환수하고 이를 다시 보건의료산업에 재투자하는 마인드전환이 필요하다.
또한 ‘보건의료기술진흥법’ 11조는 ‘복지부장관은 연구과제를 수행한 성과로서 국가에 귀속한 산업재산권 중 필요하다고 인정된 것에 대하여 연구수행자나 투자자에게 무상으로 양여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다. 여기서 말하는 '산업재산권'은 '발명진흥법' 제2조6의2 규정에 의해 ' 특허법, 실용신안법, 의장법 또는 상표법에 의하여 등록된 특허권, 실용신안권, 의장권 및 상표권'을 의미한다.
결국 보건의료기술진흥법에 의해 민간기관이나 민간에게 양여할 수 있는 것은 연구과제의 성과로 얻은 특허나, 실용신안, 의장권 내지는 상표권이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복지부가 기본적인 산업재산권형성 의지조차 보이고 있지 않기 때문에 실제 사업에 참가한 민간연구소나 기업은 2중의 특혜를 보고 있는 실정이다. 관련 법규에 대한 정비와 사업집행에 대한 관리감독을 통해 국가의 산업재산권을 형성의무를 명문화하고, 연구의 성과물이 보건의료진흥사업에 재투자할 수 있는 방안의 마련이 필요하다.

11. 보건산업진흥원의 국책연구기관화 국립보건원의 기능분화

보건산업진흥원은 보건복지부 관련단체로 책임운영기관 중 하나이다. 운영은 정부예산 일부와 자체수익사업으로 하고 있다. 보건사회연구원이 국무총리산하로 들어간 이후 보건분야과제의 연구와 분석을 담당할 수 있는 유일한 기관 중 하나인데, 자체 수익사업과 위탁사업, 연구를 병행하다보니 기관성격이 애매한 상황이다.
보건산업진흥원은 보건의료분야의 우수한 인력이 대거 확보되어 있기 때문에 이 연구기관을 잘 활용하면 보건의료분야의 정책개발에 유용한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차기정부에서는 수익사업분야를 분리한 후, 연구기능을 떼어내어 국책연구기관화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관련하여 국립보건원의 경우도 장기적인 발전전망을 모색해야 한다. 국립보건원은 미국의 NIH와 CDC의 기능이 혼재되어 있다. 국립보건원은 스스로의 발전전망을 미국의 CDC와 유사한 형태의 모델을 고민하고 있지만, 현재의 기관규모로서는 요원한 상황이다. 장기적으로 생명공학분야나 보건연구파트를 별도로 하고 전염병관리 기능을 강화하여 질병관리센터로 재정립하는 방안이 고민되어야 한다. 열악한 예산이나 인적 구성에 대한 개선 등 다양한 지원책이 필요하다.

12. 식품안전관리체계의 일원화가 필요하다.

식품안전과 관련된 정부부처는 식약청, 농림부, 해양수산부, 환경부, 국세청, 교육인적자원부, 산업자원부로 총 7개이다. 축산식품, 수산물, 주류, 학교급식 등 식품종류에 따라 소관부처가 각양각색이다. 관련법률도 일반법인 식품위생법보다 부처별 개별 특별법에 의해 별도 관리되고 있는 실정이다.
식품은 국민이 직접 섭취하여 국민건강과 직결되는 것인 만큼 여러 가지 측면에서 그 안전관리와 책임소재가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현재와 같이 분산·다원화된 체계는 식품관련 안전사고가 발생했을 때, 신속하고 일관성 있는 대처가 매우 어렵다. 예를 들어 식약청과 교육인적자원부가 공히 학교급식에서 발생한 식중독 통계를 가지고 있지만, 두 통계는 각각 다르다. 통계가 다르다는 것은 안전관리도 어딘가에서 구멍이 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여러 부처에 걸쳐있는 업무는 그만큼 책임소재도 불분명할 수밖에 없다. 이런 경우, 문제가 발생하게 되면 서로 발뺌하기 급급하다.
또한 식품에 대한 지도·단속업무도 분산되어 효율성이 매우 떨어진다. 예를 들어 똑같은 포장육인데, 백화점에 있는 제품은 식약청에서 관리하고, 정육점에 있는 것은 농림부에서 관리하도록 되어있다. 이는 매우 비효율적인 체계이다.
위와 같은 이유로 현재의 분산·다원화된 식품안전관리체계를 일원화시켜야 한다. 국민이 섭취하는 모든 식품에 대한 관리와 책임을 식약청으로 통합관리하여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도록 해야 한다.

13. 소비자의 알 권리는 존중되어야 한다.

식품산업의 발달로 과거와 달리 다양한 기술이 개발되고 있으며 그만큼 다양한 원료가 사용되기도 하며, 또한 셀 수 없이 많은 가공식품이 등장하고 있다. 따라서 예전처럼 위생관리만 철저히 한다고 해서 식품에 대한 국가관리가 충분하다고 말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제 국가는 새롭게 나타나는 물질들에 대해 인체 위해가능성에 대한 정보, 식품의 영양정보, 건강기능식품의 기능성에 대한 정보, 식품의 적정한 가격정보 등을 국민들에게 신속히 전달해야 할 의무가 있다.

① 영양표시제도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영양표시제도를 모두 실시하고 있다. 이는 식품소비의 주체인 국민들의 알 권리를 보장한다는 측면과 성인병환자 등 식이요법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정보를 정확히 제공해야 한다는 또 하나의 측면에서 반드시 필요한 제도이다.
현재 우리도 영양보조식품 등 몇 가지에 대해서는 영양표시를 하도록 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일반화되고 있지 못한 상황이다. 식품산업업체 중 대다수가 영세업체인데다 아주 작은 식품에까지 표시를 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이 그 이유다.

② 수입식품원가표시제
다양한 종류의 식품이 출현하면서 가장 크게 대두되는 문제 중 하나가 바로 가격의 문제이다. 기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는 건강관련식품이 부지기수이다. 특히나 수입식품의 경우 원가가 어느 정도인지 전혀 알지 못한 채, 판매자가 부르는 가격대로 살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최소한 수입식품에 대해서라도 원가표시제를 시행해 소비자가 직접 구매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③ 유전자재조합식품표시제
유전자재조합식품의 경우, 현재 표시제를 시행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국민들은 유전자재조합식품표시가 된 식품을 본 적도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전자재조합식품은 당장의 위해성이 문제가 아니라 다음세대에까지 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에 그 사용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따라서 더욱더 철저하게 표시제를 시행하도록 강제해나가야 할 것이다.

이상으로 보건의료분야에 있어 차기정부가 중점적으로 시행해야할 몇 가지 과제를 짚어봤다.
이외에도 전염병 예방과 질병관리, 보건의료인력의 적정성 확보 등 여러 가지 이슈가 존재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논의는 다음 기회로 미루고 마지막 당부의 말로 정리하고자 한다.

차기정부는 보건복지 정책을 펼칠 때 시기적 상황과 분위기에 휩쓸려 좌우되어서는 안될 것이고, 정책의 안정성과 지속성을 확보하는데 일차적인 주안점을 두도록 권고한다. 당장의 이익보다는 100년을 내다보는 보건복지정책의 비젼(vision)마련이 차기 정부의 역할임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보건복지분야의 기본성격은 국민의 건강권 수호와 국민의 삶의 질 보장이라는 절대명령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는 점 항상 기억하기를 당부드린다.

차기 정부에 제안하는 말로 보건복지 개혁과제를 정리하고자 한다. 지금까지 그 어떤 정부도 정부 정책을 스스로 평가해서 국민에게 여과없이 공개하고 평가받은 책임있는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차기 정부는 보건복지정책을 백화점식, 나열식 발표인 서민종합계획 발표때 묻혀 몇 개 집어넣어 발표하는 형식이 아닌 보건복지 정책을 분야별로 체계적인 자기 계획을 발표하고, 발표할 때 정책내용, 시행시기, 예상된 소요예산을 명시해서 임기 이후 국민에게 직접 평가받을 수 있는 책임있는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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